문형배 전 헌법재판관. 김한영 기자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이 최근 광주에서 열린 북토크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재치 있는 답변으로 화제를 모았다.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은 지난 26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고등법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2026년 광주고등법원·지방법원 새해맞이 명사 초청 북토크'에 참석했다. 문 전 재판관은 이날 저서 '호의에 대하여'를 통해 지역 법조계 관계자와 시민들과 소통했다.
이날 한 학부모가 "롯데 외에 응원하는 두 번째 팀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문 전 재판관은 "작년에 롯데에서 김원중 선수를 좋아한다고 했는데 팀은 5강에도 들지 못했다"며 "그래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좋아하는 팀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그 팀에 대한 자부심이 없을 때 나오는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제 살아생전에는 오직 한 팀만 응원할 것"이라고 단호하면서도 유쾌하게 답해 눈길을 끌었다.
문 전 재판관은 자타공인 '골수' 롯데 팬으로 알려졌다. 그는 저서 '호의에 대하여와 관련한 인터뷰에서도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보다 롯데 자이언츠의 우승을 바란다"고 밝혔다.
사회자가 이른바 '엘롯기' LG·롯데·KIA 동맹을 언급하며 롯데의 투수 김원중 선수가 광주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광주가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을 건넸다.
이에 문 전 재판관은 "LG는 최근 두 차례 우승했고, KIA는 열 차례 넘게 정상에 올랐다. 반면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며 "어떻게 동맹이 될 수 있느냐. 그저 호사가들의 말잔치일 뿐이다"고 답해 좌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엘롯기'는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의 구단명에서 한 글자씩 따 만든 줄임말로 2000년대 커뮤니티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된 유행어다. 당시 KBO리그에서 세 팀이 장기간 하위권에 머물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잇따라 실패하자 이를 빗대어 붙여진 불명예스러운 명칭으로 사용됐다.
행사에 참석한 한 방청객은 "평소 롯데의 열혈 팬인 줄은 알았지만 야구 이야기조차 법관 특유의 논리와 신념으로 진지하게 답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팀 롯데'에만 집중하는 단호함이 느껴졌다"고 귀띔했다.